'美 남부의 돈줄' 마이애미…600억원 그림도 단숨에 팔렸다

입력 2023-12-11 18:32   수정 2023-12-12 00:13


올해 글로벌 미술시장은 지구촌 두 지역에서 벌어진 전쟁과 고금리·고물가 여파로 맥을 못 췄다. 한국도, 유럽도, 미국도 그랬다. 하지만 미국 마이애미는 달랐다. 적어도 지난 6~10일 열린 북미 최대 아트페어(미술장터)인 ‘아트바젤 마이애미 비치(ABMB)’에선.

지난 한 주, 전 세계 슈퍼리치들의 휴양지이자 부동산 투자지역으로 각광받는 이 도시는 글로벌 ‘큰손’과 이름이 알려진 스타들의 ‘놀이터’였다. 4500만달러(약 600억원)에 팔린 프랭크 스텔라의 검은 회화 ‘델타’를 비롯해 100억원이 넘는 그림들이 첫날 줄줄이 팔렸다. 34개국 277개 갤러리가 참여한 ABMB는 총 7만9000명이 다녀가며 명실상부한 미주 지역 최대 아트페어가 됐다.
美 최대 아트페어 된 마이애미
아트페어를 찾는 사람이 많다는 건, 그만큼 작품을 사려는 사람이 많다는 의미다. 실제 그랬다. 필립 거스턴의 걸작 ‘밤의 화가’(1979)는 한 개인이 2000만달러(약 264억원)에 사들였고, 조지 콘도의 ‘웃는 귀족’(240만달러), 헨리 테일러의 ‘메이드 인 멕시코’(100만달러), 마를렌 뒤마의 ‘더 스쿨보이즈’(900만달러) 등이 줄줄이 새 주인을 맞았다. 쿠사마 야요이의 ‘인피니티’ 2점은 각각 300만달러와 320만달러에 팔렸다.

개인만 산 게 아니다. 전 세계 200개가 넘는 박물관과 공공기관 등도 약 2000만달러어치를 사갔다. 데이비드 머핀 리먼머핀 공동창업자는 “마이애미는 뉴욕과의 접근성이 뛰어날 뿐 아니라 국제적 수집가와 큐레이터들에게 새로운 작가를 발굴하고 연결하는 가장 중요한 박람회 중 하나로 공고히 자리매김했다”고 말했다.

53년 역사의 아트바젤은 2002년 스위스 바젤 밖 첫 아트페어 개최지로 마이애미를 꼽았다. 올해로 21회째를 맞이한 페어는 ‘이를 갈고 준비했다’는 말이 어울렸다. 노아 호로비츠 아트바젤 최고경영자(CEO)는 개막 당일 기자와 만나 “새로운 세대들을 위한 아트페어의 구심점 역할을 아트바젤 마이애미가 할 것”이라며 “미국은 물론 유럽, 남미, 아프리카, 아시아 문화가 모두 녹아 있는 마이애미가 아트바젤의 ‘랜드마크 페어’가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셀럽이 열광하고, 도시가 밀어준다
아트바젤 마이애미의 전체 매출은 아직 스위스 아트바젤 본행사에 미치지 못한다. 하지만 매년 그 성장세가 놀라울 정도로 가파르다는 게 업계의 이야기다. 중남미로 가는 관문에 있는 데다 미국과 유럽 컬렉터들의 접근성이 좋고, 12월에 따뜻한 기후가 계속된다는 지리적 이점도 있다. 이번 페어엔 세리나 윌리엄스, 제프 베이조스, 리어나도 디캐프리오, 재러드 레토, 신디 크로퍼드 등이 모습을 드러냈다.

대형 갤러리인 하우저&워스의 마크 파요 사장은 “미국 미술 시장의 강점과 탄력성을 확인하는 시간이었다”며 “미술시장의 우려와 달리 첫날 대부분의 작품이 다 팔렸고, 이는 미국의 예술계가 앞으로 더 역동적일 것을 확인해주는 지표”라고 덧붙였다.

아트바젤 마이애미의 성장세를 보여주는 또 하나의 지표는 늘어난 후원사와 지역 미술관들이다. 마이애미의 유명 작가인 헤르난 바스의 대규모 개인전, 베를린 기반의 한국 예술가 안덕희 조던의 첫 미국 개인전, 찰스 게인즈와 게리 시먼스, 사샤 고든 등의 전시가 곳곳에서 열렸다. 뉴욕의 ‘트라이베카 영화제’는 올해 처음 마이애미에서 아트바젤 기간 내내 함께 열렸고, 디자인마이애미와 언타이틀드, 레드닷마이애미 등의 위성 행사가 20개 이상 개최됐다.

마이애미 해변에선 구찌, 이로 등 수많은 패션 브랜드들의 파티가 열렸다. “마이애미엔 지금 빈방이 없다”는 뜻의 ‘노 베이컨시, 마이애미 비치’는 12개 마이애미 해변 호텔들이 연합한 전시회. 버스 등 대중교통은 12월 말까지 한 달간 관람객과 방문객을 위해 무료로 운영된다.

마이애미=김보라 기자 destinybr@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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